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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어서 한번, 져서 또 한번 아름다운 동백숲

18-07-08 10: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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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여름에는 숲으로 가자] ⑤ 천관산 동백숲

                                             글: 김형완 서부지방산림청장


연둣빛 이파리 사이로 살금살금 햇살이 스민다. 한 발자국씩 걷는 길마다 풀내음, 나무내음 자연의 향기가 실려온다. 살랑이는 바람은 더위를 식힌다. 산림청은 잘 가꿔진 우리 숲의 가치를 높이고 국민에 널리 알리기 위해 매년 국유림 명품숲을 발표한다. 올해는 가족이 함께 찾아가면 좋을 휴양·복지형 명품숲이 10곳 선정됐다. 이제, 숲의 매력에 빠질 때다. 올 여름에는 숲으로 가자.                                            <편집자 주>


김형완 서부지방산림청장

      김형완 서부지방산림청장

대한민국의 정남진 장흥군에는 산림청이 2002년 산의 날 지정을 기념하기 위해 선정한 100대 명산인 천관산이 있다. 천관산은 불영봉, 구룡봉 등 수십 개의 기암괴석이 솟아 있는 모습이 마치 ‘주옥으로 장식된 하늘의 면류관 같다’하여 붙여진 이름이다.


또한 천관산은 봄철 동백꽃과 가을철 억새가 아름답기로 유명해 사진 전문가와 등산객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고 있다.


천관산 자락 국유임도를 따라 국립천관산자연휴양림으로 가다 보면 임도변에 ‘天下第一 天冠山冬柏숲’이라는 커다란 표지석이 있다. 이 표지석은 우리나라 단일수종 최대군락지인 천관산 동백숲을 기리기 위해 설치한 것이다.


천관산 동백숲은 2000년 산림유전자원보호구역으로 지정됐으며 2007년에는 ‘단일 수종 최대 군락지’로 한국 기네스 기록에도 등재된 동백숲으로 2017년 산림청에서 선정한 국유림 명품숲 20만㎡에 달하는 국내 최대 규모의 천연 동백군락지이다.


이 동백숲은 북향을 바라보고 있는 계곡에 길게 자리잡고 있어 동백나무 본연의 성품에 맞는 천혜의 조건을 가지고 있다. 다른 동백숲과는 달리 3월이 되어서야 꽃을 볼 수 있는 이 숲을 누군가는 꽃이 피어서 한번, 져서 한번, 이렇게 두 번 꽃이 핀다고 말할 정도로 동백꽃의 아름다움을 느긋하게 즐길 수 있는 곳이다.


국립천관산자연휴양림으로 가는 길에 볼 수 있는 표지석.

국립천관산자연휴양림으로 가는 길에 볼 수 있는 표지석. 

 

그리고 이 숲은 주변 마을의 경제적인 삶을 위한 자원으로 활용됐다. 과거부터 주 수종인 동백나무가 군락을 이루고 마을까지 아름드리 동백나무가 자라고 있었기에 마을 어린이들은 동백나무에 올라가 꽃을 따서 빨아먹으면서 동심을 키워갔고 어른들은 땔감과 동백종자를 채취해 생활할 수 있는 동백나무 대경목이 생육하고 있었다. 그러나 현재는 산림청에서 관리하고 있는 일부분에만 동백이 생육하고 있는 실정이다.

  

 


1930년대에는 마을주민의 엿 생산을 위한 땔감 연료를 제공해 1950년대 후반에는 마을 모든 가구에서 엿을 만들어 생활했다. 또한 1940년대까지 동백기름을 생산하기 위한 종자를 채취·판매해 마을에 경제적인 도움이 됐다. 동백종자는 그루당 한가마니(80kg) 정도를 채취할 수 있을 정도로 생육상태가 좋았다.

 


하지만 1950년대 후반까지 숯 생산을 위한 무분별하게 벌채가 시작되면서 동백숲이 훼손되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동백나무 등 수목의 일정크기 이상의 가지만 잘라서 숯을 생산했으나 점차 줄기와 근부까지 사용하면서 불법 굴취·채취가 기승을 부려 울창한 동백숲이 크게 훼손됐다. 이러한 숯을 생산한 숯가마터가 현재 동백숲 내에 7개소가 발견됐다.


꽃이 피어서 한번, 져서 한번 이렇게 두 번 꽃이 핀다고 말할 정도로 동백꽃의 아름다움을 느긋하게 즐길 수 있는 숲.

동백꽃의 아름다움을 느긋하게 즐길 수 있는 천관산 명품숲. 

 

이에 맞서 훼손되는 천관산 동백숲을 지키기 위한 노력으로 부평리 산림계를 설립해 마을 주민들이 자발적으로 보호했으며 1992년 천관산자연휴양림이 조성되면서 국유림관리소 직원이 상주하며 체계적인 관리를 시작했다.


아울러 등산문화 확산에 따른 천관산동백숲에 대한 대중적인 관심이 고조되면서 지역주민들이 참여한 천관산 동백숲보존회가 창립(2004)되어 본격적인 보호활동을 시작한 것이다.


그 이후 서부지방산림청에서는 동백숲보존회와 국민 참여의 숲 협약(2005)을 맺어 지역주민의 자발적인 참여를 유도했고 모든 국민들이 동백숲을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전망대와 탐방로를 설치하는 등 동백숲 산림공원(2008)을 조성했다.


서부지방산림청은 천관산 동백숲의 지속가능한 보전 및 건전한 이용을 위해 2015년에 연구용역을 실시해 산림자원순환, 숲과 사람과의 공생, 참여와 소통이라는 비전을 세우고 체계적인 동백숲 관리방안을 마련했다.


이를 통해 현재까지 동백나무 밀도와 수형조절을 통한 생육개선사업, 탐방로 개설 등을 실행했으며 천관산 권역을 핵심·완충·전이지역으로 구분하고 앞으로 402ha까지 확대 조성해 국내 최대의 명품숲으로 관리하고자 한다.


천관산 동백숲의 전경.

천관산 동백숲의 전경. 

 

또한 과거부터 지역주민의 경제에 도움을 주고 있는 동백숲을 활용해 지역경제 활성화에 기여하고자 천관산 동백숲을 활용한 지역발전 거버너스 모델 개발을 위한 정책용역(2018)을 추진하고 있다.


이 용역은 동백의 유용산림자원을 직·간접적으로 활용한 지역경제 활성화 방안을 마련하기 위해 추진됐다. 천관산 동백숲보전회(마을)와 동백관련 제품생산업체, 서부지방산림청이 협력해 동백숲을 활용한 소득사업 발굴을 통한 마을기업을 육성한 계획으로 지속적인 동백숲 확대를 위해 동백종자 채취와 묘목생산 등 소득과 일자리를 창출할 수 있는 모델을 개발할 예정이다.


이러한 상징적인 가치가 있는 천관산 동백숲이 대한민국의 유용한 산림자원으로 지역민과 지역사회 경제에 지속적인 기여를 할 수 있도록 잘 가꾸고 보전하면서 합리적인 이용이 지속될 수 있도록 관리한다면 표지석의 내용대로 천하제일의 명품 동백숲이 되지 않을까 확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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